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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2020

[세하유리] 용서해주소서 04

마피아 세하 x 수도자(수녀) 유리

정확한 연도나 지명까지 자세히 하기엔 귀찮아서 그냥 뭉그러뜨립니다.(ex 북서쪽 섬나라, 남쪽 반도 등등)

위상력은 없지만 그에 준하는 마법 같은 건 있다는 판타지 세계 설정

아마도 중편 예정

 

 

 

 

 

 고해성사(告解聖事). 들어본 적이 있다. 자신의 죄를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것. 일반민들이 많은 마을에서는 이 고해를 원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여기는 외부와 철저히 단절이 된 곳. 물론 이 수도원의 어느 곳에는 고해성사를 위한 방이 지어져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 방은 자주 먼지가 쌓이는, 청소를 자주 하지 않는 장소였다. 먼지를 닦고 털어내면, 무척 새것인 그 방이 내는 윤기에 유리는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도대체 이런 방은 왜 만들어놓았는지. 그리고 조금 뒤에 알았다. 수도원장이 가끔씩, 아주 가끔씩 그 방에서 고해성사를 했다는 것을. 물론 현재 수도원장은 아니고, 바이올렛 이전의 수도원장들이 말이다. 이 섬에 수도원만 남게 되기 직전에 말이다.

 

 유리는 바이올렛에게 딱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고해의 방을 나중에는 쓸 것이냐고. 그렇지 않고서야 바이올렛이 정기적으로 관리를 부탁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에 대해 바이올렛은 좀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게요...

 -...?

 -이런 섬에, 자신의 죄를 고하고자 하는 사람이 온다면...쓸 수도 있겠지요.

 

 대충 이러한 곳에서,

 

 “유리 수녀님.”

 “, 형제님.”

 “한 가지 고할 것이 있습니다.”

 

 다 떠나버린 이 섬에, 처음으로 찾아온 손님이,

 

 “저는...죄인입니다.”

 “...”

 

 이름만 수녀에 지나지 않는 초짜인 자신에게 자신의 죄를 고했다. 세하의 목소리는 끝이 가늘게 떨고 있었다.

 

 “회개하지 못할 죄인입니다...”

 “...”

 

 어떡하지. 세하의 손을 잡고 있던 유리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게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마 바이올렛이라면, 원장님이라면 좀 다르게 했을지도 모른다. 바이올렛이었다면, 바이올렛이었다면...

 

 ...그리고 유리는 이 생각을 1초 만에 고이 접었다. 자신은 바이올렛이 아니었다. 수도원장이 아니었다. 유리는 이 앞의 남자가 말하는 가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직감컨대, 남자가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아 보였다. 사실 잘 모르겠다. 유리의 감은 많이 상황을 낙천적으로 보아서 실질적인 행동을 취해야할 때에는 그렇게 정확성을 예측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바이올렛은 유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지만, 유리는 이런 경우가 닥칠 때에는 그런 것이 도저히 장점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상황만 봐도 그렇다. 눈앞의 남자는 자신을 죄인이라고 스스로 고백했다. 죄인. 나쁜 뜻을 가진 단어이다. 그리고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었다는 건 정말로 그가 나쁜 일을 했다는 가정을 열어두는 것이다. 어쩌면 그는 국가에서 이름을 내붙인 범죄자일수도 있었다. 그럴 수도 있는데,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런데도 나는 지금 이 사람의 나쁜 점이 전혀 보이지 않아. 멍청하게도, 그리고 슬프게도.

 

 유리는 조용히 세하를 불렀다.

 

 “형제님.”

 “...”

 “형제님, 절 똑바로 보세요.”

 “...?”

  

 자신을 보라는 유리의 말에 세하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유리의 표정은 평온했다. 세하의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인해 서서히 커졌다. 그 안에 담긴 눈빛에는 전혀 악()을 느끼지 못하겠어서, 유리는 자신의 둔감함에 스스럼없이 털어놓았다.

 

 “전 형제님의 말을 못 믿겠어요.”

 “...”

 “이건 제가 단순히 멍청한 건지, 바보인 건지 모르겠지만! 전 형제님이 전혀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

 “...정말 사람 보는 눈 하나 더럽게 없죠? 형제님이 스스로 죄가 있으시다는 말을 저에게 했는데도...”

 

 세하는 불쑥 바이올렛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율리아 자매님은 상냥합니다.

  

 그에 대해 세하는 이렇게 대꾸했다.

 

 -압니다.

 -율리아 자매님은 또한 순수합니다.

 -그 점도 잘 압니다.

 

 ...당신은 멍청하거나, 바보인 게 아니야. 상냥하고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진 사람일 뿐이라고. 그리고 이렇게 따스하게 안면이 안 트인 타인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기도 한 걸. 비교하면 비교할수록 세하는 점점 더 비참해져만 갔다.

 

 이딴 비교는 왜 하는 거야, 내가, 이 사람 옆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걸 더 여실히 보여줄 뿐이잖아. 세하는 유리에게 잡히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얼굴을 있는 힘을 다해 가렸다. 도저히 유리에게 자신의 지금 표정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유리는 세하의 손을 더 꽉 쥐었다. 갑작스러운 악력에 세하의 손이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저는 다른 사람의 죄를 옳고 그르다는 말을 해주지 못해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거든요.”

 “...수녀님.”

 “그래도! 이렇게 형제님이 저한테 털어놓으셨는데 제 나름대로 고심한 답은 해드려야겠어요.”

 

 무슨 답일까. 세하는 유리의 답을 듣기 무서워졌다. 저렇게 천진한 얼굴로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해도...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이다. 자신이 지금 한창 어느 국가를 주무르고 있는 범법 조직의 후계자라는 건 어떻게 해서든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유리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플 거 같았다. 어쩌면 지금 가까스로 참고 있는 눈물이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

 

 유리의 답은 이러했다.

 

 “괜찮아요.”

 “...?”

 “아니, 괜찮을 거예요.”

 

 자신을 비난하는 말이 아니라서 세하는 조금 당혹스러웠다.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 위로는 받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데.

 

 “형제님이 이렇게 용기를 내어주신 것에 저는 어떤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을까 많이 생각해 보았어요.”

 “...”

 “지금부터라도 그 죄를 속죄하면서 살아가세요. 형제님의 의지 정도라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그 옆에서 지켜보겠습니다.”

 “...”

 “이게 제가 형제님께 내줄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에요.”

 

 지켜봐준다니, 곁에 있어준다니...이런 말,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 기쁜 한편으로 매우 비참한 생각이 동시에 들어 세하는 이를 악물었다. 우는 거...이렇게 분에 넘치는 찬사에 눈물을 흘리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그러고 싶었다! 모든 걸 다 끊고 정말로,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이미 진즉에 그러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세하만이 바라고 있는 것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절대, 자신은 유리가 말하는 것처럼 될 수도 없었고, 할 수도 없었다. 꿈이 하나 있는데, 그 꿈이 그만 망그러져 버렸다.

 

 잠시 후, 울음을 가까스로 삼켜낸 세하는 겨우 입을 열 수 있었다.

 

 “율리아...아니, 유리 수녀님.”

 “, 형제님.”

 “지금 떠 있는 달이...울고 있는 걸까요, 웃고 있는 걸까요.”

 

 유리는 달을 보았다. 하늘에 떠 있는 달 또한 감정 표현을 하나? 라는 정말 순수한 생각이 유리의 머리를 스쳐지나갔지만, 유리는 도저히 달이 지금 현재 짓고 있는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아주 조금 후에 세하의 조금은 너털스러운 목소리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우스웠는지 가 유리의 귀에 울렸다.

 

 “방금 전까지는 울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

 “지금 보니 확실히 울고 있나 봅니다.”

 

 달은 지금, 울고 있는 게 확실해...세하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다스렸다.

 

 

 

* * *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

 

 지금 바이올렛은 아마도 세하에게 눈빛으로 이 세상의 욕이란 욕은 다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걸 무척 잘 알기에 세하는 바이올렛과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바이올렛은 한숨처럼 털어놓았다.

 

 “율리아 수녀님은 모든 걸 알 자격이 있습니다.”

 “, 그렇지요.”

 

 세하는 상당히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 태도에 바이올렛은 좀 짜증이 났다. 유리에게 그렇게까지 대단한 말을, 그리고 유리로서는 아주 대단한 결심을 내어준 것인데, 이걸 받아버린 인물은 그걸 별로 같잖게 생각하는 거 같아서. 그런 감정이 들어가서인지 조금 날이 선 목소리가 나가버렸다.

 

 “그러니 솔직하게 털어놓으세요.”

 “...”

 

 세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바이올렛에게 변명했다.

 

 “그런 위로를 받아버렸는데, 꼭 그렇게까지...”

 “겁먹으셨나요?”

 “...”

 “겁먹었군요.”

 

 바이올렛은 확신했다. 안 그래도 세하는 계속 이 수도원에 있으면서 무언가에 잔뜩 겁이 먹은 듯 움츠러진 상태였는데, 이걸로 바이올렛은 확신했다. 지금 세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이올렛은 기가 찼다.

 

 “율리아 자매님의 마음을 받아놓고 그렇게까지 뻔뻔하다니...”

 “...그런 말을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게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니까요.”

 

 나라면 절대 그러지 못하는데, 바이올렛의 이 첨언이 세하의 마음을 연신 쿡쿡 찔러대고 있었다.

 

 바이올렛은 세하의 옆얼굴을 빤히 보았다. 어젯밤에 우연찮게 숨어서 들어버린 둘의 대화. 거기에서 말하던 유리의 말대로 저 순딩한 옆얼굴선만 보면 당장의 그 엄청난 조직의 일원이라는 것이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바이올렛은 생각했다. 솔직해지자고.

 

 “당신의 앞이니 모처럼 솔직하게 말할게요. 전 지금 당신이 부럽네요.”

 “...부럽다고요?”

  

 계속 비아냥거리던 태도와 전혀 다른 발언이 나와 세하는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바이올렛은 잠깐 헛기침을 한 번 했다.

 

 “그냥 지금 당신이 놓인 상황 딱 한 면만 봐도 무척이나 부러워요.”

 “...”

 “율리아 자매님이 당신을 무척 생각해주고 있잖아요. 걱정도 해주고.”

 “...”

 “그래요, 간단히 말하면 전 지금 당신에게 질투를 느끼고 있는 거네요, 세하 리.”

 

 내가 먼저 솔직해지자. 그래야 이 남자도 유리에게 솔직해질 수 있을 것이다. 둘은 전혀 인연은 없지만, 조금만 옆보면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관계. 둘 다 바깥 세상에 있을 때에는 결코 좋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둘은 묘하게 닮아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서로 닮은꼴인 사람에게는 솔직해져도 되지 않을까?

 

 자신이 세하를 질투하고 있다는 걸 어젯밤 몰래 숨어서 들은 세하와 유리의 대화. 그리고 끝내 기절해버린 세하를 업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부터. 문틈 사이로 조금씩 보이던 세하를 보살펴주던 따뜻한 유리의 손길을 보았을 때부터. 그때부터 바이올렛은 자각을 해버렸다.

 

 세하가 대꾸했다.

 

 “...당신이 율리아 수녀님을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알아요. 제가 좀 지나친 거 같긴 해요. 그런데 꼭...제가 그런 감정만으로 율리아 자매님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가끔씩 그런 의문은 들어요.”

  

 바이올렛은 탁상에 걸쳐 앉았다. 말을 잇는 그녀의 눈빛은 조금 누그러져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율리아 자매님이 분명한데.”

 “...원장님, 당신...”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난 이런 데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억지로 구멍에 끼워 맞춰진 기분이 들어요. 나도 나쁘게 말하면 당신과 같은 세계에 속했던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여기에 마냥 있을 수만은 있을까요.”

 

 귀족 출신의 종교인이 적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바이올렛은 스스로 자신이 종교인에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라고 자부했다. 그럼에도 그녀가 이 수도원의 수도원장을 맡은 건, 다 쓰러져 가는 수도원을 살려야 하는 세속적인 경제적 감각이 그 때의 수도원에는 무척이나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바이올렛 덕택에 이 수도원은 그럭저럭 생계를 이어나가게 될 수 있었다. 이 작은 수도원에 바이올렛이 이렇게까지 헌신적인 이유는 아마도...

 

 “율리아 자매님이야말로 이런 티 없는 장소에 누구보다도 어울리는 사람이에요.”

 “...”

 “신의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타인에게 남김없이 줄 사람.”

 

 세하와 바이올렛은 동시에 유리를 떠올렸다. 맑고 깨끗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 따스해지는 미소를 짓는 어여쁜 사람. 바이올렛이 말했다.

 

 “전 곧 떠날 거예요. 아주 멀리멀리.”

 “...”

 “이제 내 역할은 끝났어요. 좀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율리아 자매님처럼은 무리일지라도.”

 “그걸 율리아 수녀님께도 말씀 드렸나요?”

 

 바이올렛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이라고 하는 걸 보아 언젠가는 유리에게 말할 생각은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 때까지의 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는 율리아 자매님께 모든 걸 털어놓고 떠날 생각이에요.”

 “...”

 “당신은요? 당신도 그렇지요? 당신도 여기를 떠날 수밖에 없겠지요.”

 “떠난다, ...”

 

 물론 세하는 바이올렛보다도 먼저 이 섬을 떠나야 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현재의 지위. 이것이 무척 위험하다는 걸 세하는 아주 잘 인지하고 있었다. 자신은 분명 이 섬을 언젠가는 떠날 것이다. 어쩌면 나타나 루나가 지금 계속 자신을 찾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자신이 유리의 옆에서 떠나는 날은 머지않았다.

 

 “곁에 있어준다는 약속을 해준 고마운 사람에게...”

 “...”

 “전 그 작은 약속도 못 지켜주는 사람이 될 거군요. 원래 그게 옳은 일이긴 했지만요.”

 

 양심의 가책은...더 생길지언정 죄는 그냥 익숙하게 다시 쌓아질 뿐이다. 자신은 원래 나쁜 사람이었으니까, 세하는 그렇게 자신을 타협했다.

 

 그렇게 타협하더라도, 이대로 헤어지기는 못내 아쉬웠다. 세하는 깨달았다.

 

 “...그게 맞네요. 당신의 말이 맞아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해야겠어요.”

 

 세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모양새가 어쩐지 연설을 하는 세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꼴이 되었다고 바이올렛은 생각했다. 그처럼 지금 세하는 누군가에게 장렬히 연설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속해 있는 곳이 어떤 곳인지, 솔직하게 말해줘야겠어요.”

 “...”

 “추상적으로 죄인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그렇게 구체적으로 말해주면...”

 

 마지막 부분은 작은 소망으로 맺었다.

 

 “...그분이 절 먼저 떠나주지 않을까요? 곁에 있어주겠다는 약속을 먼저 파해주지 않을까요?”

 “...당신...”

 “그랬으면 좋겠네요. 그래야만 하는데...”

 

 끝맺음은 울먹이는 소리로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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